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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,
길은 외줄기,
남도 삼백 리.
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,
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.
소녀시절 한 시인의 시구가 마음에 남아서 인가, 나그네의 모습을 이토록 잘 표현한 구절은 찾지 못했습니다.
오랫동안 나그네 같이 떠돌며 이 길 위에서 또는 저 길 위에서 때로는 익숙한 풍경, 때로는 생소하고 경이롭기까지 한 풍경을 풍성히 누리며 살았습니다. 언젠가는 아듀지구여행도 갈 겁니다. 이제 늦기 전에 제 여정의 보따리를 풀려고 합니다.
해 질 녘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바람, 산길에서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, 오래된 낯선 도시의 골목에서 만난 펑퍼짐한 중년의 작은 미소 하나가 보따리 안에 담긴 제 보물입니다.
어지간히 싸돌아 다녔습니다. 한국의 고즈넉한 풍경에서부터 지구 반바퀴 돌아 유럽의 작은 섬까지 구름에 달 가듯 자유롭게 흘러가는 여행의 순간들을 사진과 이야기로 함께 나눠 보고 싶습니다. 감사합니다.🌙✨
